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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가/필름

[목소리] 여고괴담4



여고괴담 4: 목소리

안타까웠다.  여고괴담은 한국 영화에서의 그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시리즈 이고, 그래서 계속되기를 바라는 영화다.  한국 영화의 많은 쟝르들이 남성을 중심으로구성된 반면, 여고괴담은 여학생들의 이야기다.  박기형 감독의 여고괴담 첫편은 한국의 호러 장르를 부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여고괴담 2: 미멘토 모리는 미쟝센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여고괴담 4 목소리의 기발함이란, 귀신과 산자의 역활이 전도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 호러 영화에서 일련의 의문의 죽음 후에 주인공이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시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반면,
이 영화는 귀신 vs. 귀신의 대립구조이다.  하지만 그러한 참신함은 쟝르적 특성안에서 소화되지 못한다.  귀신이 귀신을 무서워 하고(!) 일반 호러 영화와는 달리, 귀신이 산자와 교감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영화 초반부에서 선민은 죽은 친구 영언의 목소리를쉽사리 받아들이고, 친구의 죽음을 밝히려 한다.  그리고 선민은 죽음의 이유를 끝내 밝히지 못하고죽는다!  플래쉬 백을 통해, 우리는 이야기의 갈등이 영언 자신 내부에 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그것을 파악하게 되는 과정 또한 매우단조롭다.  우리는 영언의 이중적 자아가 서로 대면하는 장면들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게 된다.  이 영화는 마지막에서 또 한번의 반전을 시도한다.  하지만 영화 전반을 통해 그러한 이야기를 도출하기 위한 장치가 전혀 준비 되어있질 못하다. 

이 영화에서 또 부재하는 것은 살인 장면들의 스펙타클이다.  예를 들면, 음악 선생의 자살(살인) 장면은 영화 전반부와후반부에서 두번을 통해 보게 되는데, 플래쉬 백을 통해 보여진 살인 장면은 영화 전반부에서 보여져야 했던 장면이다. 스타일도 주인공들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미흡하다.  여고괴담 시리즈 중 가장 CG를 많이 사용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CG는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전환될 때 사용되는데 급급하다.  여고괴담은 주인공들의 내적 심리 상태를 미쟝센을통해 잘 표출해 왔다: 미멘토 모리에서의 교환일기라든지, 여우계단에서의 인형 놀이.  이 영화는 심리적 갈등의 외형화가부족한 작품이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참신함이 이제는 시들어 가고 있다.  여고괴담은 이제 새 여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전락한 것인가?  여고괴담 4 목소리가 이 시리즈의 최종회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