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감독의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에 이은 두번째 작품. 관객 100만도 들지 않은 영화. 흥행의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데도: 인라인 스케이팅, 예쁘장한 배우들 (개인적으론 김강우같은 스타일을 좋아함), 영화 초반부 인라인 스케이팅 연습장면들도 잘찍었고...
영화를 보면서, 촛점이 10대 고졸 여성에서 10대 남성으로 바뀐점을 빼고는 고양이를 부탁해와 흡사는 느낌이 들었다. 정재은 감독의 세계에서는 친구와의 우정이 지속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두 영화에서 그 원인은 다소 다른것같다.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는 갈등의 원인이 사회 구조적 모순에 있다면--다섯 명의 소녀가 실업 고등학교 졸업이후 서로 다른 길을걷게 되면서 오는 좌절, 친구들간의 소원해짐을 묘사했다면--태풍태양에서 갈등의 원인은 그들 자신 내부에 있다. 리더격인 갑바 (이천희)는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운영하고, 후배들을 세계 인라인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도록 격려한다. 반면, 모기 (김강우)는 야심과는 거리가 먼 자유주의자이다. 인라인 스케이팅을 갓 시작한 소요 (천정명)는 부모님이빚독촉으로 해외로 도피하자 모기와 그의 여자 친구인 한주 (조이진)를 부모/형제 처럼 따른다. 소요에겐 인라인 스케이팅은 학업을 대신하는 행위이고, 그와 형들간의 관계는 가족을 대신하는 관계이다. 그러나 가족을대신하는 이 그룹도 소요의 가족만큼이나 위태하기만 하다. 갑바는 마지막 행사장에서의 퍼포먼스이후군대에 입대하고, 모기는 스케이팅을 포기한다. 인라인 스케팅을 마스터하기 위해 감수하는 부상 위험처럼, 이들의관계도 아슬아슬하다.
태풍태양은 소요가 세계 인라인 선수권 대회에 참여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데, 거기 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발레 교습소와는 사뭇다르다. 영화 전반을 통해, 정재은 감독은 홀로서기는 타자와의 관계속에서가 아니라, 어떤 실존적인 자아성찰을통해서만 이루어 진다고역설하고 있는 것같다. 홀로서기는 둘이 아닌, 혼자일 때 가능한 것이다. 모기가 스케이팅을 포기하는 이유는 스케이팅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어떤 도구로 전락한다고느끼면서 이다: 돈을 버는 수단, 혹은 자신을 다른 사람들 앞에 증명하는 수단. 그 목적이 자신에게 납득이 가는 것이라면, 다름 사람들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면에서 이 영화의 종결이 다소아이러닉하다. 왜 소요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것일까? 영화의 마지막 샷은 모기가 지하철에 버린스케이트가 분실물 센터 한 창고에서 숨쉬고있는 모습이다. 소요는 자신의 꿈이 아닌, 모기의 꿈을 대신 이루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모기는 꿈이 없질 않은가?
영화를 보면서, 촛점이 10대 고졸 여성에서 10대 남성으로 바뀐점을 빼고는 고양이를 부탁해와 흡사는 느낌이 들었다. 정재은 감독의 세계에서는 친구와의 우정이 지속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두 영화에서 그 원인은 다소 다른것같다.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는 갈등의 원인이 사회 구조적 모순에 있다면--다섯 명의 소녀가 실업 고등학교 졸업이후 서로 다른 길을걷게 되면서 오는 좌절, 친구들간의 소원해짐을 묘사했다면--태풍태양에서 갈등의 원인은 그들 자신 내부에 있다. 리더격인 갑바 (이천희)는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운영하고, 후배들을 세계 인라인 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도록 격려한다. 반면, 모기 (김강우)는 야심과는 거리가 먼 자유주의자이다. 인라인 스케이팅을 갓 시작한 소요 (천정명)는 부모님이빚독촉으로 해외로 도피하자 모기와 그의 여자 친구인 한주 (조이진)를 부모/형제 처럼 따른다. 소요에겐 인라인 스케이팅은 학업을 대신하는 행위이고, 그와 형들간의 관계는 가족을 대신하는 관계이다. 그러나 가족을대신하는 이 그룹도 소요의 가족만큼이나 위태하기만 하다. 갑바는 마지막 행사장에서의 퍼포먼스이후군대에 입대하고, 모기는 스케이팅을 포기한다. 인라인 스케팅을 마스터하기 위해 감수하는 부상 위험처럼, 이들의관계도 아슬아슬하다.
태풍태양은 소요가 세계 인라인 선수권 대회에 참여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데, 거기 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발레 교습소와는 사뭇다르다. 영화 전반을 통해, 정재은 감독은 홀로서기는 타자와의 관계속에서가 아니라, 어떤 실존적인 자아성찰을통해서만 이루어 진다고역설하고 있는 것같다. 홀로서기는 둘이 아닌, 혼자일 때 가능한 것이다. 모기가 스케이팅을 포기하는 이유는 스케이팅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어떤 도구로 전락한다고느끼면서 이다: 돈을 버는 수단, 혹은 자신을 다른 사람들 앞에 증명하는 수단. 그 목적이 자신에게 납득이 가는 것이라면, 다름 사람들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그런면에서 이 영화의 종결이 다소아이러닉하다. 왜 소요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것일까? 영화의 마지막 샷은 모기가 지하철에 버린스케이트가 분실물 센터 한 창고에서 숨쉬고있는 모습이다. 소요는 자신의 꿈이 아닌, 모기의 꿈을 대신 이루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모기는 꿈이 없질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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