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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가/필름

[살파랑] SPL


Wilson Yip의 2005년작.  1997년 홍콩의 중국 이양후 좋은 홍콩 액션 영화 접하기가 드물었다.  Jonnie To나 Andy Lau (유위강)이 그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  SPL은 홍콩 쟝르 영화의 힘을 다시한번 보여주는 작품이다. Chan (Simon Yam)은 뇌종양 선고를 받고, 자신의 후임인 Ma (Donnie Yen)에게 승계하기 이전에 암흑계 보스인 Po (Sammo Hung)를 체포하려 한다,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Chan의 부하 직원 셋모두 참혹하게 살해당하자, Chan과 Ma는 Po의 협상을 시도하는데... 홍콩 액션영화는  그 서사구조가 매우 간결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헐리우드 영화와 비교할때, 관객과의 의사소통이 훨씬 솔직한 편이다.  관객이 싸움을 원하다면 싸움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영화 50분을 넘어서면서 이야기 전개는 종결이 나고, 마지막 40분 동안은 주인공 들간의 피할수 없는 '숙명적' 승부만을 남겨놓는다.  영화에서 숨을 턱 막히게 하는 싸움 장면이 있는데, Ma가 돈가방을 들고 Po의 클럽으로 가는 도중 Po의 하수인 Jet과의 대결이다.   흑백의 의상이 그 선악구도를 너무 빤히 드러내고 (비록 흑백의 의미가 이 경우 전도되어 있지만), 그들의 승부는 이미 판가름이 나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는냐가 이 영화의 쟝르 영화로서의 숙제이다. 많은 기교가 없이 깔끔히 처리된 장면이다.  Ma와 Jet이 서로를 향해 달려가면서 싸움은 시작되는데, 카메라는 이 둘을 좇아 동선의 좌우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두 사람의 숨막히는 스피디한 움직임을 포착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편집을 최소화는데서 오는 사실감이 압권이다:
Close-up과 slow motion은 둘이 결정타를 맞을때 잠시 잠시 삽입되는 정도이다

요즘 장예모나 첸카이거가 무협영화에서 보여주는 댄스적인 편집보다는 싸움 동작에 내재한 리듬을 살리는 편집이다.  (참고로 이 두 배우는 같은 스승에게서 무술을 배운 배우들로, 촬영장에서 선의의 경쟁이 심했다고*^^*).  싸움이 종반에 치달으면서, 카메라는 수평적으로 움직이는 대신 동선의 전후로 움직인다.  Jet이 땅에 쓰러지자, 카메라는 Jet을 향해 제빨리 zoom-in해 오다가 급정거한다.  마치 그 마지막 순간을 목격하기엔 너무 잔인한 듯,  카메라는 뒷걸음 치면서 슬며시 track-back한다.  (두배우 모두 키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hey, nobody is perfect!)

오랫만에 므훗한 홍콩액션 영화였다. (참고로 DVD는 극장용 버젼보다 3-4분 정도 짧다.  극장용 버젼에서 Sammo Hung이 불사조처럼 다시 일어나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그장면이 DVD엔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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