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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가/필름

[청춘만화] 성룡영화 말고 좋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이후 권상우-김하늘 '커플'의 차기작.  좀 유치해 보여서 DVD를 구입할까 하다가,그냥 인터넷으로 봤는데, 시차때문에 새벽에 일찍 깬 나를 한동안 울게 만들었다.  의외로 이 영화는 영화의 탄생으로 부터 시작한다: 1895 뤼미에르가 영화를 발명한 것부터 (참고로 영화의 발명은 동시다발적인현상이었음, 우리가 늘 뤼미에르와 떠올리는 이유는 그들이 계발한 카메라가 더 가볍고 편리해 더 많이 분포되어 있었기 때문임),성룡의 탄생, 그리고 주인공들의 영화에 가진 열정까지. 

영화 초반부는 동갑내기 과외에서 본듯한 대사처리와 연기 때문에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두 주인공 지환과 달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펼쳐가는 과정도 조금 억지 스러웠고 ('소설가'로변한 지환의 아버지가 소설 자료로 지환과 달래의 이야기를 들려달라하고, 관객은 flashback을 통해 그들의 어린 시절이야기를 훔쳐보게 된다.) 영화 종반부 지환이 쓴 시나리오를 통해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시 듣는 것도 좀 반복적이라고느꼈다. 

영화의 2/3 정도가 지나면서, 영화는 그 톤이 급전환하는데, 너무 얘상치 않은 반전이 새벽에 영화를 보던 나의 입에서'어머'라고 큰소리를 지르게 했다.  Meet Joe Black의 영화 초반부에서 Brad Pitt의 교통사고로 인한죽음이 나를 놀라게 했던 것처럼.  한국 영화에서 쟝르의 혼성은 흔한 일이다.  지환의 아버지가 영화초반부에서 농담처럼 말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너무 급작스러웠다.  지환의 교통사고가 지환이꿈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돌림걸로서, 그러고 지환과 달래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지만, 다리 절단은 지나친것같았다.  관객은 지환과마찬가지로 다리 절단 사실에 화들짝 놀란다.  이러한 반전은, 영화 Adaptation에서처럼 영화의 트렌드나 이야기를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한 일종의 코멘트로 작용하지 못한다.  그렇기엔 그 톤이 너무 무겁다. 

이 영화는 과연 지환이 영화 스테프로 일하면서 말한, '성룡이 출연하지 않은, 좋은 영화'에 속할 수 있을까?  동갑내기처럼 쟝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이 영화엔 부족하다.  로맨틱코메디가 높이 평가되는 쟝르는 아니다.  그러나 동갑내기는 남녀 주인공의 관계를 주인공이 달성해야 하는 목적과 너무자연스레 연결 시키고, 두 배우의 호흡도 잘맞는데 반해 청춘만화는 이곳 저곳 기억에 남는 씬들은 있어도, 그 흐름이 좀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