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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가/필름

[발레교습소] 여성감독 청춘물 I



최근 10년간 한국 영화가 상업적으로 급성장하면서 변모한 점들중 한가지로 많은 여성감독들의 데뷔를 꼽을 수 있겠다.  변영주 감독은정신대의 삶을 그린 다큐멘타리 '한없이 낮은 숨결'로, 정재은 감독은 '고양이를 부탁해'로 국내외 주목을 받은 바있다.  2004-5년 이 감독들이 내놓은 소위 '청춘물'은 그 소재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 차별성을보인다.  

민재는 어머니를 암으로잃은, 수능을 앞둔 고 3 학생이고, 같은 층 아파트에 사는 수진을 짝사랑하는, 성에 눈을 떠가는 소년이다.  그러나그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성에 대한 호기심은 가족이라는 공간에서 해소 될 수 없다.  발레 교습소는 이런 그들이 서로이해하고, 대화하고, 사랑하고, 신뢰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비디오 가게 아저씨, 야쿠르트 배달 아주머니, 발레선생님은 민재와 수진 그리고 친구들에게 일종의 도피처이며, 자신의 가치 혹은 신념을 확인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민재는 설날 아버지와 크게 다툰이후 가출하고, 발레교습소에서 기거하면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 영화속에서 발레 교습소는 스쳐지나가는 공간일 뿐이다. 다시말해 '과정'의 공간이다.  발레 공연은 한순간이나마 현실의 불완전한 가족을 가상의 완벽한 가족으로써 대체한다.  왕과 왕비로 변모한 비디오 가게 아저씨와 야쿠르트 아주머니; 왕자로변신한 중국집 배달부 종석.  발레 선생님인 도지원은 동완을 쫓아 무대 위로 올아온 동완의 아버지를 시원스럽게펑 걷어 참으로써 이 판타지속의 '가족'을 지켜낸다.  그러나 민재는 성공적인 발레공연이후 집으로 되돌아가고,아버지와의 야구를 통해 부자애를 확인한다. 

불완전하나마 가족이란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공간이고, 부족하나마 가족이란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존재인가?  그것이 현대 사회속에서 가족이 지니는 가치인가?  발레교습소라는 영화 세계속에서는 개인의 존재가치가 어떤형태이든 집단/공동체 안에서 확인되고 또 실현된다.  그것이 발레 공연이든,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서든, 이성간의 사랑안에서든,  자신의 정체성은인간 관계내에서만 확립되는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 영화는 태풍태양과 차이점을 보인다.  태풍태양은...(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