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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가/필름

[장군의 아들] DVD 출시에 즈음하여


장군의 아들의 DVD가 출시되어 구입했다.  본래, 갱스터 영화에 관심이 있고, 장군의 아들과 현대 갱스터 영화와의차별점이 궁금했다.  영화가 처음 나왔을 당시, 몇몇의 싸움 장면들이 오버헤드 샷으로 처리 되었던 것이 기억나고, 당시신인 배우-박상민, 신현준-들에 대한 추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영화를 다시 보니 몇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첫째, 영화 대부분이 후시로 녹음되었다는점.  영화의 배경이 1930년대 이다보니, 그 당시 영화 스타일을 모방하려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제작 여건상 후시가더욱 효과적이어서 였는지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관객에게는 그러한 사운드 처리가 대사와 맞물려 어떤 거리를 두게한다.  즉, 김두한이라는 인물이 역사적 인물로-과거의 인물로-그려지고 있다. 둘째, 현대 갱스터 영화와 서사구조 상의 차별성이 보인다.  김성수의 비트나 곽경택의 친구와 달리 김두한은 조직의보스에 등극한다.  본의 아니게 갱조직에 연류되거나-비트-혹은 갱조직에 가담하더라고 두목 자리에 오르기 전에제거되는-친구-와는 다른 구조를 보인다.  더 나아가, 김두한은 갱스터 영화 쟝르가 요구하는 영웅의 조건을 갖추고있다: 의롭고, 절제할 줄 안다.  김두한의 보스나 동료-쌍칼, 기환 형님, 엄동욱-들이 충동적으로 싸움에 휩쓸려 패한반면, 김두한은 때를 기다릴 줄 안다. 

하지만, 스타일 상으로 이 영화는 다소 단조롭다.  갱스터 영화의 매력은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동떨어진 갱스터의 삶을엿보게 한다는 데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싸움 장면이 묘사되었느냐에도 있다.  하야시 일당과의 싸움 장면을제외하고는-이 장면에서 조차, 스테이징은 좀 아쉽다-편집이나 화면 구성이 흥미롭지 못하다.  60-70년대 홍콩의 장철이나 유가량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리듬감이없다.  장군의 아들은 한국 관객의 관심을 자국 영화에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된 영화이지만, 그 스타일 상으로는 90년대 영화의 한 획을 긋는 영화가 되진 못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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