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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카톨릭 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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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컴터 바탕화면을 바꿨다.

엣남친의 웹사이트에서 불펌한
멕시코의 한 성모마리아상.
조잡해 보일 수 있는 에머럴드빛 타일
곁들어진 보라색 조화
마리아상을 감싼 크리마스 라이트와 전선.

근데 요즘 며칠 매일 아침 컴터를 켤때
나도 모르게 성호를 긋는 것이 아닌가.
난 카톨릭 수녀원에서 경영하는 초등학교를 나왔는데
아무래도 버릇처럼 아님,
내가 요즘 좀 정신적으로 궁핍해설런지도.

대학을 가면서 성당에 발을 끊었지만
카톨릭에 대해선 아련한 추억이.
언덕에 있는 초등학교를 오를때면
불바다같이 피어난 개나리들이 나를 맞았고
5월 개교기념일이면 장미로 재단을 꾸미기도 했다.

아버지가 아프셔서 입원하셨을 때에도
그 초등학교 교정이 보이는 곳에 입원실을 얻으셨다.
40대 때부터 거의 백발이신 아버지가
병원에선 더욱 초최해 보였고
고통을 짜증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아버지가 안스러웠다.
내 컴터의 성모상으로부터
실타래처럼 풀려나온 기억들이
이미 내몸을 휘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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